고문진보 전집 1
황견 찬, 임동석 역, 올재
권 1 권학문
005. 왕형공 권학문 - 왕안석(왕형공)
독서란 시간과 돈이 엄청나게 드는 것이 아니고,
독서는 만 배의 이익을 가져다 준다.
글은 관직에 나선 자에게는 재능을 드러나게 해 주고,
글은 군자에게는 지혜를 더해 주도다.
재력이 있으면 책을 소장할 누각을 지으면 되고,
재력이 없으면 곧 책궤를 만들어 보관하면 된다.
창 앞에서 옛 글을 보고,
등 밑에서 책 속의 뜻을 찾아라.
가난한 사람은 책으로 인해 부자가 되고,
부유한 사람은 책으로 인해 귀한 신분이 된다.
어리석은 사람은 책으로 인해 현명하게 되고,
현명한 사람은 책으로 인해 이익을 얻는다.
책을 읽어 영달한 경우는 보았으되,
책을 읽어 추락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금을 팔아 책을 사서 읽도록 하라,
책을 읽어 영달한 다음 금을 사기는 쉬운 법이다.
좋은 책은 갑자기 만나기 어려운 것이며,
좋은 책은 진정 얻기가 어려운 것이니,
받들어 권하노니 책 읽는 사람들이여,
좋은 책을 만났으면 이를 마음속에 기억해 두도록 하라.
022. 금곡원 - 무명씨(조송?)
- 진晉나라 당시 천하의 부호였던 석숭(249~300)의 정원. 석숭은 온갖 화려한 장식과 조형으로 그곳을 꾸며 놓고 당대 귀인 명사들을 불러 모아 호탕한 연유를 즐겼음.
그 옛날 노래하고 춤추던 곳.
여기에 풀이 무성하게 될 것이라 말한 자 없었으리라.
오늘 이날, 노래와 춤은 다 사라지고,
정원 가득 가을 이슬만 떨어지고 있네.
029. 세상 인정 - 양분
귀한 분들이라 해도 옛날 귀해지기 전에는,
모두가 빈한한 이들을 돌보아 주리라 원했으련만.
자신이 높은 지위에 오르고 나서는,
어디 평민들에게 물어본 적이라도 있으리오?
새벽에는 궁전으로 올라갔다가,
해 저물면 붉은 궁문을 나올 뿐.
시끌벅적 길거리 사람들이여,
옳으니 그르니 노래하는 수고조차 하지 말게나.
041. 용문 봉선사에서 노닐며 - 두자미(두보)
이미 스님을 따라 초제에서 놀았고,
다시 초제의 경내에서 묵게 되었네.
산 북녘 어두운 골에서는 영묘한 바람 소리 나고,
달빛 젖은 숲에는 맑은 그림자 흩어지네.
하늘 문 같은 용문산은 곧 별자리까지 닿을 듯,
구름 속에 누우니 옷에 냉기가 도네.
잠에서 깨려는데 새벽 종소리 들려옴에,
사람으로 하여금 깊은 성찰을 발하게 하네.
권 2 오언고풍단편
052. 고시를 본뜸 - 도연명(도잠)
(…)
아름다운 잎새 속 예쁜 꽃이여.
휘영청 구름 속 밝은 달이여,
어찌 한 때는 좋지 않으랴만,
오래가지 못하니 어찌하오리!
권 3 오언고풍장편
089. 위팔처사에게 - 두자미(두보)
사람 살아가면서 서로 만나지 못함이,
헤어지고 나서는 마치 삼성과 상성 같구려.
오늘 저녁은 다시 어떤 저녁인고?
이렇게 등불을 함께하고 있다니.
젊고 건장할 때가 그 얼마나 되리오?
빈발이 각기 이미 푸른빛이 되었구려!
친구들 찾아보면 반은 이미 죽어 귀신이 되어 있어,
놀라 소리 지르니 애간장이 뜨겁다오.
어찌 알았으리, 20년 세월 흘러,
다시금 이렇게 그대 집에 오를 수 있을 줄을?
옛날 헤어질 때 그대는 장가도 들지 않았었는데,
지금 아들딸이 홀연히 이렇게 줄을 설 정도라니.
즐거운 모습으로 나를 아비 대접하듯 하며,
어디서 오신 분이냐고 나에게 묻는구려.
서로 사정을 묻는 인사 미처 끝나지도 않았는데,
아들딸들이 술상 차려 늘어놓네.
밤비 머금은 봄 부추를 잘라 오고,
좁쌀 섞인 밥을 새롭게 지어 내어 오셨구려.
주인된 그대는 만나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연거푸 열 잔을 들어 들이키네.
열 잔에도 역시 취기가 오르지 않는 것은,
그대가 이토록 옛정을 길이 간직하고 있음이 고맙기 때문.
내일 다시 산악을 사이에 두고 헤어지고 나면,
세상일에 그대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둘 모두 망망하긴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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