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와 함께 Seven Sisters에 갔다. 멋진 경치였지만 날이 덥고 햇살이 강해서 두세 개 능선만 타고 앉아서 쉬다가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점심 먹으러 The Beachy Head로 이동하는데 인터넷이 안돼서 길을 찾는데 고생을 했다. 음식도 나오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힘들었는데 다행히 음식 맛은 괜찮았다.
8/2(일),
수지는 성당에서 미사를 보기 위해 Weybridge 역에서 출발하는 첫 차를 타고 London으로 갔다. 우리는 천천히 나가서 Greenwich에서 놀다가 수지를 만나 식사를 하고 들어오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Greenwich에 도착해서 둘째가 좋아하는 bubble tea를 마실까 하고 근처 주차장을 하나 찾았는데 시간 당 £8 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 차를 돌려서 Greenwich Park 안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다시 걸어오기로 했다. 주차비 때문이었지만 결과적으로 Greenwich Park를 산책하게 됐는데, 가뭄으로 잔디는 말라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 나와서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
(앵무새 여러 마리가 있었는데 나뭇잎에 맞는 완벽한 보호색을 하고 있었다.)
Bubble tea 가게 옆집에 중고 음반을 매입하고 판매하는 가게가 있어서 들어가 봤다.
(당시에도 지금도 Oasis 음악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96년 8월.. 한국에서의 당시 분위기가 떠올라 잠시 추억에 빠졌다.)
Dark Sugars Cocoa House에 들러서 핫초코와 초콜릿으로 점심을 때웠다.
다시 공원을 지나 Greenwich 천문대로 올라갔다. 높은 곳에 위치해서 London을 내려다 보는 경치가 시원했다. Greenwich 천문대에는 경도 0도의 기준선인 본초 자오선 (Prime Meridian)이 표시되어 있다. 항상 궁금했다. 왜 여기가 기준일까? 시각은 자전에 의한 해의 위치로, 위도는 공전에 의한 해의 위치로 정해질 수 있는데, 본초 자오선은 어떻게 정했길래 우리는 “동쪽 127도”에 살고 있고 시간은 “9시간 빠른” 걸까? 공부 결과:
시간은 원래 해의 움직임으로 정해졌다. 태양의 남중 시각을 정오로 삼았다.
그런데 남중 시각은 위치마다 다르다. 국가를 떠나 도시마다 정오가 달랐다.
Greenwich는 1675년 천문대 설립 이후, 자오환 망원경(경도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해 항해력을 발행하고 있었고, 이 축적된 관행 덕분에 Greenwich 시간은 사실상 영국 선박의 표준이었다.
1840년대, 철도가 발달하면서 도시별 시간 차이가 문제가 되자 영국 철도 회사들은 이미 항해용으로 쓰이던 Greenwich 시간을 전국에 강제 통일 시켰고, 영국은 (작은 나라들을 제외하고) 세계 최초로 전국 단일 표준시를 가진 나라가 되었다.
본래 자오선의 위치가 정오를 정의했지만, 표준시가 정립된 이후에는 더 이상 자오선의
위치가 시각을 결정하지 않는다. 하나의 예로,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더 좋은 망원경을
옆에 새로 설치해서 그때마다 자오선이 몇 미터씩 이동했지만 시간을 변경시키지는
않았다.
항해와 무역이 발달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기준 자오선이 필요했고, 1884년 워싱턴 국제자오선회의에서 Greenwich를 국제 표준으로 채택했다. 당시 톤수 기준 70%의 선박이 이미 Greenwich 기준 해도를 쓰고 있었고, 경도 180도인 날짜 변경선이 육지를 거의 가로지르지 않는다는 점이 주요 이유였다.
이로써 전 세계 위치의 기준이 Greenwich에 있는 자오선이 되었고, 따라서 시간 역시 이 자오선 기준으로 정의된 영국 표준시가 기준이 되었다.
이후 원자 시계가 1초의 길이를 재정의 했지만, 그 시간(TAI에서 다시 UTC로 변경)의 시작
기준은 GMT에서 출발(1958년)했다. 마찬가지로 지구의 불균질한 밀도를 보정한 새로운
질량 중심을 찾아서 자오선을 보정(IERS Reference Meridian)했지만 그 기준 역시 기존
Greenwich 자오선이었다. 결국 시간도 위치도 각각 UTC와 IRM으로 바뀌었고,
Greenwich와는 전혀 상관 없이 관리되지만, 작은 차이를 무시하면 결국 영국 London(Greenwich)이 현재에도 세계 시간과 위치의 기준인 샘이다.
8/3(월),
둘째 친구 Blake 엄마가 같이 하자고 해서 하루 3시간, 총 4일짜리 Golf Camp에 보냈다. 나는 Group lesson인줄 알았는데, 그냥 Driving range에 있는 기계로 Game하면서 노는 프로그램이었다.
수지와 애들과 함께 읍내 터키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8/4(화),
점심에 애들과 과자를 먹으면서 맥주를 먹다 보니 440짜리 4캔을 먹어버렸다. 갑자기 토토로 얘기가 나와서 애들과 이웃집 토토로를 봤다. 다시 봐도 정말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이다.
(쇼파에서 잠시 잠든 사이에 애들이 사진을 편집했다.)
수지가 London 나갔다 돌아와서 저녁으로 김치전과 부추전을 해줬다.
8/6(목),
수지가 왔으니 영국에 오면 다들 봐야 한다는 뮤지컬을 한 편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애들도 뮤지컬을 본 적이 없어서 겸사겸사 같이 가기로 했다. 나는 십여 년 전에 잠실에서 뮤지컬을 처음 본 이후로 그게 마지막일 거라 생각했었다. 멜로디는 대사 전달을 위해 억지로 만든 듯한 느낌이 들었고, 높은 음, 큰 소리로 길게 샤우팅하기 장기자랑 같기도 해서 듣고 있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취향이고, 내 취향 때문에 애들의 경험까지 제한해서는 안되기에 거금…을 들여 보러 갔다. 역시나 내 취향에는 맞지 않았고, 애들이 보자고 강하게 조르지 않는 한 다시 뮤지컬을 볼 일은 드물 것 같다.
8/7(금),
이 날은 8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있을 수 있었다. Opus 5만 쓰다가 Fable 5를 처음 써 봤는데, 좋아졌다는 느낌은 없었다. 최신 모델의 체감 성능은 항상 비슷하고 이전 모델들의 성능이 나빠지는 느낌이었다. 여튼 Widget을 또 하나 완성했는데, 7년에 걸친 운동 이력을 한눈에(Data가 있으면 10년치까지) 볼 수 있는 View다. 턱걸이를 21개씩 3세트(1세트 최고 기록은 25개), 딥스도 31개씩 3세트를 하던 시절이 있었던 반면, 그룹장을 맡은 20년 말부터는 운동 제로. 그러다 25년 여름에 심하게 아프면서 명상 겸 걷기를 시작했지만, 영국 이사 준비로 중단됐었지.
8/8(토),
수지가 돌아가는 날이다. 늦은 오후 비행기라 오전에는 Wisley Garden에 가서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고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도착 시간이 애매해서 점심 메뉴는 아직 시작을 안했고 아침 메뉴의 주문이 마감되기 직전이었다.
Brooklands College에 가서 가을 학기 영어(ESOL) 수업을 신청했다. 지난 학기와 마찬가지로 “수입 없음”에 사인하고 수업료를 면제 받았다.
둘째가 종종 이빨이 아프다고 해서 치과에 가봤다. 위쪽 좌우 어금니 앞 이빨 두 개가
썪어서 치료 일자를 예약하고 나왔다.
치과 바로 옆에 있는 중국집에서 저녁을 먹고 H Mart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8/20(목),
영국에 온 지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영국 면허증을 신청하면 그냥 발급을 해주고, 1년을
넘기면 영국 면허를 따야 된다고 한다. 우리 부부도 영국에 온 지 벌써 만 7개월이라 신청을
해야 되는데, 첫 절차가 한국 대사관에 가서 한국 면허증의 영문 공증을 받는 것이다. 이
날이 대사관에 방문 예약을 한 날이라 겸사겸사 애들과 함께 London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둘째는 공교롭게 친구 Blake 집에서 Playdate가 있는 날이라, Blake 집에 맡기고
첫째만 데리고 갔다. 출발 시간이 Playdate 시간보다 많이 일렀지만 Blake 엄마가 (진짜로) 괜찮다고 해서 아침 일찍 맡기고 London으로 출발했다.
대사관 볼일을 마치고, 주변 산책도 하고, 쇼핑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돌아 오는 길이 너무 막혀서 Blake 집에 도착하니 거의 6시가 다 되었다. 아침 8시반부터 하루 종일 애를 맡긴 샘인데, 미안하고 고마웠다.
8/21(금),
수요일에 H Mart에서 사뒀던 소고기를 구웠다. 파채무침을 해서 같이 먹으니 그럴 듯 했다.
8/22(토),
둘째 야외(숲) 수업용 장화와 방수 점퍼/바지를 사러 Kingston에 나갔다가 Malaysian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생각해보니 Malaysian 음식은 처음 먹어보는 거였다.
8/23(일),
Cobham 읍내에 있는 Italian 식당에서 외식을 했다. 소금구이 Sea Bass를 먹으러 갔는데 일요일에는 안한다고 해서 그냥 일반 Grilled로 먹었다. 다양한 herb와 pure alchol로 만들었다는 Amaro Del Capo라는 식후주를 추천 받아서 마셔봤는데 괜찮았다. 집에도 좀 사놓아야겠다.
8/24(월),
애들의 긴(10주!!) 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년 26-27 School Year가 시작됐다. 이제 첫째는
Grade 6, 둘째는 Grade 3다. 방학 동안 애들을 10시까지 재우다가 다시 6시반에 깨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애들 학교에 악기 레슨을 해주는 (유료) 프로그램이 있다. 뭘 배울지 정하기 위해 여러 악기를 경험해 보는 try-out 행사가 있었는데, 기타, 피아노, 드럼, 바이올린, 플룻 등 여러가지를 해보고 둘 다 드럼을 배우기로 결정했다.
둘째 충치 치료 날이라, 악기 try-out 끝나고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신경을 건드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빨을 갈아내고 채우는 치료인데 마취 없이 잘 참아 내는 모습이 대견했다.
끝나고 옆에 있는 한국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왔다. 나는 매운 걸 못 먹어서 매워 보이는 메뉴는 안 시키는데 이날은 왠지 매운 게 먹고 싶어서 차돌 얼큰 칼국수를 시켜봤다.
8/27(목),
8일 만에 다시 비가 왔다. 64일 동안 이틀 비가 온 거라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가뭄이 조금씩 풀릴 것 같다.
와이프 차 타이어에 구멍이 나서 서비스를 불러서 고쳤다. 전 날 지렁이로 임시 처리한 것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바람이 다시, 이번에는 완전히 빠진 건데, 서비스 기사가 와서 깔끔하게
고쳐줬다. 구멍난 부분을 오히려 더 크고 깔끔한 구멍으로 만들고 헤드가 큰 못 같은 것을
안에서 밖으로 박아서 구멍을 막는 방식이었다. 봉고차 뒤에 정비소 하나가 그대로 들어가 있어서 ㄷㄷㄷ, 차를 견인하지 않고 집에서 바로 수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이런 작업자 분들이 툭툭 내뱉는 말들은 정말 알아듣기 어렵다.
8/28(금),
여름 휴가 등 각자 일정으로 한동안 배우자 골프 멤버 셋이 같이 라운드를 못하다가 한 달여 만에 다시 모였다. 17번 홀 그린 근처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는데 끝까지 쳤다.
8/29(토),
한 달여 만에 스텝퍼 운동을 하면서 Podcast를 들었다. 1812년 영국-미국 전쟁,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등 19세기 역사에 호기심이 생겼다. 유럽이 저물고 미국이 패권을 잡게 되는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둘째가 커피를 타줬다. 어디서 들었는지 커피는 아이스라면서. 애들은 정말 빨리 자란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배우자 골프 멤버 중 한 명인 백인호 프로가 오세민 프로 가족과 우리 가족을 집으로 초대해 줬다. 깔끔한 집에서 맛있는 음식과 와인으로 즐거운 저녁을 보냈다.
8/30(일),
Warner Bros. Studio Tour London (Harry Potter Museum)에 갔다. 첫째가 예전부터 가고 싶어 했는데 예약이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고 있다가 연휴라서인지 마침 자리가 나서 갈 수 있었다. 영화 Harry Potter 시리즈의 세트와 소품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라, 영화를 봤던 사람들이나 매니아들한테는 아주 볼거리가 많은 장소일 것 같았는데 나는 영화도 소설도 보지 않아서 좀 지루했다. 하지만 세트와 소품들의 정교함과 그것들을 보존해서 계속 활용하고 있는 점은 인상 깊었다.
세트장에서 삘을 받아서 Harry Potter 소설을 다 읽어볼까 잠시 생각했다가 빨리 포기하고, 영화라도 다 보기로 했다. Amazon에서 8편 번들을 £35에 사서 1편을 봤다.
8/31(월),
둘째 반에 새로 Join한 친구가 2명 있는데, 그 중 한 명인 Kuni가 다른 한 명인 Biba와 둘째를 집으로 초대해서 애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만난 지 일주일 만에 이렇게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어른들도 판단하지 않고, 따지지 않고, 기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람을 대한다면 애들처럼 순수하게 즐거운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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