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학교 개학 전에 여름 휴가차 York ~ Edinburgh ~ Lake District 여행을 다녀왔다.
26.8/9(일) 10:00 ~ 8/16(일) 17:30, 7박 8일
운전 시간: 23시간 50분, 운전 거리: 1,032 miles (1,661 km)
1일차: 8/9(일)
York까지 4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아침부터 서둘렀다. 밥솥에 남은 밥을 처리하기 위해서 스팸 김치 볶음밥을 했다. 남으면 점심 도시락으로 쌀까 했는데 맛있어서 아침으로도 살짝 모자랐다.
아버지 생신이라 용돈 보내드리고 손녀들과 함께 영상통화로 인사 드리고 출발 준비를 했다. 1주일 넘게 집을 비울 예정이라 집안 정리, 쓰레기 처리, 문단속에 특히 신경을 쓰고 오전 10시에 출발했다.
쉬지 않고 부지런히 달려서 오후 2시에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 주차 공간이 없어서 짐을 내리고 주변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식사도 하고 동네 구경도 할 겸 구 도심 여기저기를 걸어 다녔다.
(숙소 앞에 강이 흐르는데 방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York는 (와이프가 재밌게 보고 있는) Last Kingdom에 자주 나오는 예전에는 Eoforwic이라 불렸던 도시다. Roman 시대에 도시의 형태가 생겼고, 9세기까지 Northumbria 왕국의 중심지로 발달했다. 9세기 후반 Dane족들이 점령하면서 Jorvik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이후 소리가 닳아 변형되면서 York으로 굳어졌다고 한다.
구 도심을 감싸고 있는 약 4km 길이의 성벽은 13~14세기에 걸쳐 Roman, Dane 시대부터 있던 토루 위에 축조했다고 한다.
York Minster는 1220년부터 250년 동안 만들어 완성했는데 북유럽 최대 규모의 고딕 대성당이라고 한다. 영업(?) 종료 이후에 도착해서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밖에서만 둘러봤다.
점심 겸 저녁은 피자로 해결했다. Google Maps 평점만 보고 대충 정해서 들어갔는데 실패하지 않았다.
저녁 장사하는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고, 밴드 연주를 하는 야외 Bar도 있었다. 골목은 예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2일차: 8/10(월)
Check out 후에, 아침도 먹을 겸, 첫째의 유령 기념품(친구와의 우정템 용) 구입을 위해 다시 성안에 들렀다 Edinburgh로 이동하기로 했다.
Bettys Cafe Tea Rooms라는 1919년에 생긴 오래된 가게가 있어서 들어가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그리 특별한 건 없었지만 전반적으로 맛이 좋았다.
York에는 유령 투어도 있고 유령과 관련된 기념품 가게가 많이 보여서 왜 이 도시가 유령으로 유명한지 찾아 봤더니, 역사적으로 많은 죽음이 있었고, 목격담이 많아서 그렇다고 한다. 가장 유명한 목격담은, 1953년에 지하실에서 로마 병사들이 벽을 뚫고 행진하는 모습을 목격한 증언이라고 한다. 목격자는 병사들의 무릎 위만 보였다고 증언했는데 훗날 지하실 바닥 38cm 아래에서 로마시대 도로가 발견되었고, 목격자가 묘사한 복식도 당시에는 역사학계가 몰랐고 후에 발견한 고고학적 발견과 일치했다는 사실로 이 목격담의 신빙성이 크게 올라갔다고 한다.
어쨌거나 첫째의 목적은 마음에 드는 우정템을 사는 것인데 성공했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York를 떠나 Edinburgh로 향했다. York에서 Edinburgh로 가는 A1 도로는 참 아름다웠다. Edinburgh에 가까워지자 오른쪽 멀리 북해도 보였고 늦은 오후의 햇살을 받아 모든 풍경이 아름다웠다. 운전하느라 사진은 못 찍었지만 풍경 감상에 5시간의 운전도 피곤하지 않았다.
(중간에 잠시 내린 주유소에서 이유 없이 신난 둘째)
시간이 저녁때가 되어서 호텔로 가던 목적지를 변경해서 Edinburgh 외곽에 있는 해안가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이것저것 시켰는데 가격 대비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다행히 애들이 맛있게 먹어서 본전은 찾았다.
계산하고 나와서 소화도 시킬 겸 식당 주변을 좀 걸었다.
3일차: 8/11(화)
Edinburgh는 Scotland의 수도이다. 화산으로 생긴 바위가 빙하에 깎이면서 서쪽은 절벽, 동쪽은 완만한 경사로 남은 지형 위에 높은 성을 쌓아서 도시가 발달했다. 이후 성벽에 갇힌 구 시가는 11~15층에 이르는 공동주택(잠실 주공5단지가 15층인데..)이 빽빽하게 들어서는 유럽 최악의 과밀 도시가 되었고, 결국 18세기에 북쪽 늪지를 메워서 신 시가를 건설했다고 한다.
Edinburgh는 8월 한 달 간(7일~31일) 열리는 Fringe 축제로도 유명하다. 1947년 제 1회 Edinburgh 국제 페스티벌이 열렸을 때 초대 받지 못한 여덟 개 극단이 무작정 찾아와 도시의 작은 공간들을 빌려 공연을 한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선정 위원회가 없는 개방형 축제로, 공연장을 구하고 등록비를 내면 누구나 프로그램에 오를 수 있는데, 이 원칙은 79년간 한 번도 바뀌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방문한 시기가 Fringe 축제의 한 가운데라 Edinburgh 시내에는 숙소를 못 구하고 외곽으로 잡았다. 기차로 10분, Tram으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멀리 Edinburgh 시내가 보인다.)
호텔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시내에 나가기 위해서 Tram을 탔다. 아직도 검표원이 객차 안을
다니면서 직접 검표를 하고 있었다. 애들 표에는 귀여운 그림을 그려줬고, 어른 표에는 대충 표시만 해줬다.
(주변 건물의 화재로 Tram 운영 구간이 줄어서 West End 역에서 내려야 했다. 지금 우리에게는 한참 동쪽이고 시내 중심인데, 예전 성 안에 살았던 사람들 관점에서는 서쪽 끝이었나 보다.)
West End 역을 나와서 조금 걸으니 Princes Street Gardens라는 큰 공원이 나왔다. 공원을 가로질러 걸으면서 올려다 보는 Edinburgh Castle이 인상적이었다.
(중간에 이쁜 개를 만나서 같이 놀기도 했다.)
(꽃으로 장식한 시계인데 실제로 작동하고 있었다.)
Edinburgh Castle 내부는 사전에(아주 오래 전에) 예약을 했어야 해서 들어가지는 못했고, Castle Rock을 올라 성 앞을 지나 Grassmarket으로 향했다.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멀리서 보면 길은 보이지 않고 사람 머리만 보였다.
Grassmarket은 긴 직사각형 형태의 도로 안에 광장이 있고 밖으로는 가게들이 둘러서 있는 형태였다. 광장에는 한 공연이 끝나고 다음 사람이 공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일본 사람 혼자서 하는 공연으로, 결국 사다리 위에서 물구나무 서는 것이 전부인데, 그 묘기(?) 자체 보다도 그 한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4~50분 동안 농담과 간보기로 풀어가는 능력이 대단했다.
공연이 끝나고 걷다 보니 National Museum of Scotland가 나왔다. 예매도 필요 없고 입장료도 무료라 들어가 봤다. Scotland에 대해 많이 공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런 Concept은 아니었고 Scotland의 국립 박물관으로서 다양한 Contents를 전시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전시물들이 많았다. 애들도 재밌어 했는데 점심시간이 너무 지나버려서 다 보지 못하고 나왔다.
(등대 등명기의 렌즈. 미술 작품처럼 아름다웠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 효율이 극대화되는 디자인을 만들면 그게 미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프레넬 렌즈도 그랬다.)
(바다 포유류의 창자로 만든 비옷)
(Scots는 Ireland에서 넘어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박물관 주변에 식당도 많이 없고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10여 분을 돌아다니다 마침 빈자리가 있어 보이는 식당이 있어 들어갔는데 여러모로 훌륭했다. 간단히 먹을 예정이었는데 음식이 맛있어서 디저트까지 먹었다.
(둘째가 와인 잔 돌리고 놀다가 쏟아서 새 옷이 와인으로 젖었다.)
식당을 나와서 Calton Hill로 향했다. 아침부터 이미 많이 걸었는데 이번에는 심지어
오르막까지 올라야 해서 애들이 힘들어 했지만, 막상 도착하니 경치가 좋아서 다시 기분
좋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올 수 있었다. 석양을 보기 좋은 곳으로 유명한데 해가 진 후에
Tram 역까지 걸어가서 호텔에 도착하면 너무 늦을 것 같아서 적당히 있다 내려왔다.
Calton Hill로 가는 길에 Scott Monument가 보였다. 성에서도 보이고 시내 어디서나 보이는 건축물이라 무엇인지 궁금해서 찾아 보니 특이하게도 왕이나 장군이 아니라 Scott(1771~1832)이라는 소설가를 위한 기념물이라고 한다. Scotland가 국가로서 정체성을 상실했을 때 Scott이 소설을 통해서 정치적 독립을 잃은 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을 되찾아 줬기에 Scotland에게 그 의미가 크다고 한다.
19세기 초에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을 실물 크기로 재현하려 했다가 자금난으로 중단되어 12개 기둥만 세워진 채 지금까지 남아 있다.
(단이 높고 좁아서 올라가기가 어려웠는데 둘째는 혼자 성공해서 기뻐했다.)
왔던 길을 되돌아 다시 Tram을 타러 West End 역까지 걸어갔다.
4일차: 8/12(수)
애들이 수영을 하고 싶다고 해서 그러면 일찍 일어나서 하라고 했더니 진짜 일찍 일어났다. 아침 먹기 전에 1시간 20분 정도 수영하면서 놀았다.
수영 후 아침을 먹고 Check out을 했다. 짐은 차에 두고 Edinburgh 시내에 가서 Finge
공연을 하나 보고 와서 Lake District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 날은 Tram 대신 기차를 타
보기로 했다. 할인이 적용되어 4인 왕복에 9천원 정도로 엄청나게 쌌고, 배차 간격이나 이동 시간 모두 편리한 수준이었다. Edinburgh 중앙역인 Waverley 역에서 내렸는데, Waverley는 전날 봤던 Monument의 대상인 소설가 Scott의 첫 소설 제목이라고 한다. 소설 제목에서 이름을 딴 기차역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하는데, 우리로 치면 ‘토지역’ 정도의 느낌이 될 것 같다. 공연은 애들을 고려해서 비누방울 공연인 Amazing Bubble Man을 골랐는데 어른이 보기에도 재밌었다. 떠 다니는 비누방울은 나이 상관 없이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것 같다.
(가는 길에 Adam Smith 동상이 보였다. 여기서 태어난 것은 아니고, 20대 때 경력을 여기서 시작했을 뿐 경력의 대부분도 다른 도시에서 보냈는데, 다만, 말년 12년은 여기서 보냈다고 한다.)
예전 코미디 프로의 달인처럼, 이 분도 비누방울 하나로 평생을 살아 오신 것 같아 존경스러웠다.
다시 기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서 Lake District의 숙소로 출발했는데, 2시간 40분 정도 걸려서 저녁 먹기에 적당한 시간에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산을 등지고 Derwent 호수가 보이는 곳에 편안하게 자리 잡고 있었고 방도 불편함 없이 쾌적했다.
저녁 식사는 호텔 내에 있는 식당 중 하나인 Mizu에서 했다. Pan-Asian 식당인데 계곡에서 멀지 않은 자리라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면서 즐겁게 식사할 수 있었다.
식사 중에 일식이 있었다. 미리 알고 있어서 Edinburgh에서 일식 관찰용 썬글라스를 살려고 했는데 이미 다 품절이어서 사지 못했다. 일반 썬글라스 두세개를 겹치면 될 줄 알았는데 어림도 없었다. 다행히 옅은 구름이 해를 살짝 가리는 순간이 있어서 그 때 잠시 일식이 일부 진행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중간 중간 일식 상황도 봐 가면서 1시간 반 정도 동안 천천히 식사를 마치고 예약해둔 Spa로 갔다. 물은 너무 미지근해서 “목욕” 느낌은 전혀 없었고 그냥 야외 수영장 정도였다. 그나마 옆에 있는 Finnish sauna가 온도가 괜찮아서 거기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Finnish sauna)
방으로 돌아와서 쉬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5일차: 8/13(목)
평소 생일이라는 날짜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50이 되는 날이라 살짝 느낌이 달랐다. 숙소 발코니에 앉아서 지난 50년을 짧게 떠올려봤다. 앞으로도 이 정도의 변화가 있을지, 아니면 큰 변화 없이 지금과 비슷한 삶을 살아가게 될 지 상상해봤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즐겁게 살면 어떤 길이든 만족스러운 인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오늘부터는 아침 식사 전에 Spa를 하기로 했다. 저녁 석양은 없었지만 아침은 아침대로의 신선한 분위기가 있었다.
(50 기념으로 50번 라카)
Spa를 마치고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같은 김치찌개라도 맛의 차이가 있듯이, 같은 English Breakfast이지만 계란, hash brown, bacon, sausage, 그리고 빵과 홍차, 모두 맛있게 잘 조리가 되어서 맛있게 먹었다.
Lake District는 England 북서부에 있는 호수 16개(작은 산정호수를 더하면 200개 이상)를 품고 있는 빙하가 깍아서 계곡을 만든 산악 지대이다. England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이고, 가장 높은 봉우리가 있고, 가장 깊은 호수가 있고, 가장 긴 호수가 있다고 한다. 지명의 대부분은 Viking 말로 되어 있다. 대부분의 산들에 나무가 없고 풀만 있는데, 원래 이 곳 자연 특성이 그런 것이 아니고 천 년에 걸친 양 방목으로 양이 나무의 싹을 먹어치운 결과라고 한다.
이 날부터 Full day 3일이 있어서 하루에 한 군데씩 정해서 돌아보고 저녁 무렵 숙소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쉬는 일정으로 기본 계획을 잡았다. 어디로 갈 지는 매일 아침 결정했다.
첫 날은 숙소 바로 뒤에 있는 작은 폭포에 들렀다가 Suprise View라는 경치가 좋다는
지점까지 Hiking을 하고, 다시 내려와서 숙소 앞에 있는 호수를 한 바퀴 도는 배를 탄 후에
숙소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정했다. 그렇게 멀지 않아서 걸어서 다니기로 했는데 막상 가보니 애들에게는 좀 힘든 거리와 높이였다. 애들이 힘들어 했지만 다행히 무사히 완주를 했다.
Lodore Falls. 폭포라기보다는 그냥 계곡에 가까웠다.
Suprise View에 올라가는 입구까지 가기 위해 Ashness 선착장까지 Derwent 호수가를 따라 걸었다.
애들이 힘들어하기 시작했다.
오르막 초입에 Ashness Bridge라는 오래된 다리가 있었다.
오르는 길 내도록 경치가 아름다웠는데 애들은 힘들어서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둘째는 제법 잘 올라갔다.
왼쪽으로 산만 보이다 어느 순간 갑자기 오른쪽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지점이 나왔다.
지도를 보지 않아도 여기가 목적지인 Suprise View인 것을 알 수 있었고 왜 이런 지명이
생겼는지 이해가 됐다. 의자에 앉아서 사과 하나씩 먹으면서 한 시간 정도 앉아서 호수와
산과 하늘을 보다 내려왔다.
산을 내려오면 바로 선착장이 있는데, 배 시간이 남아서 호숫가에서 놀면서 쉬었다.
배는 거의 정확한 시간에 도착했고, 호수 한 바퀴를 도는데 약 한 시간이 걸렸다.
이 호수에서 스타워즈가 촬영됐다고 홍보가 되어 있어서 찾아 봤다.
배를 내려서 다시 45분 가량 걸어야 했다. 원래는 호텔 바로 앞에도 선착장이 있는데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져서 그 선착장은 운영을 안했다. 오는 길에 새를 만났는데 가까이서 사진을 찍어도 도망가지 않았다. 신기해서 찾아보니 2015년 대중 투표로 선정된 영국의 국조인 Robin이라고 하고, 원래 사람을 피하지 않는 것이 이 새의 유명한 특징이라고 한다.
6시간 동안 걷다 쉬다 하다 드디어 호텔에 도착했다.
이날 저녁도 전날 먹었던 Mizu에서 먹었다. 갈증이 나서 와인 대신 맥주를 마셨다. Table 바로 옆 Bar 야외 공간에서는 결혼식 피로연을 하고 있었다. 천천히 식사를 마치니 8시가 다 되었고 해가 조금씩 기울고 있었다.
긴 하루였다. 배가 너무 불러서 일찍 잠자리에 들긴 했지만 숙면을 취하지는 못했다.
6일차: 8/14(금)
이 날 오전은 살짝 흐렸다. Spa 후 아침을 먹고, Claude와 긴 대화 끝에 Honister Pass를 지나 Buttermere라는 호수에서 놀다 오기로 정했다.
호텔에서 30분 정도 운전해서 Honister Pass 정상(?, 고개의 가장 높은 부분)에 도착했다. 길 가에 잠시 차를 세우고 빙하가 만든 웅장한 경치를 보면서 좀 놀다가 Buttermere 호수로 넘어갔다.
Buttermere는 길이가 2km, 폭이 400m, 둘레가 약 7km인 그리 크지 않은 호수이고, Haystacks, High Stile, Red Pike, High Crag 등의 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 경치가 아름답고 고요했다. 처음에는 적당히 경치가 좋은 곳에서 앉아서 쉬다가 되돌아올 생각이었는데 호수가 너무 마음에 들어 4시간 동안 걷다 쉬다 하면서 한 바퀴를 다 돌았다.
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이 있어서 애들이 재밌게 놀았다. (바지를 걷을 때 단을 접으라고
그렇게 알려줘도 그냥 올리기만 한다.)
애들이 놀 동안 나는 호숫가로 가서 의자를 펴고 산과 호수를 보며 앉아 있었다.
애들도 호숫가로 합류해서 조금 더 놀다가 호수를 계속 돌기 위해서 자리를 접었다.
(그림자로 슈퍼맨 만들기)
호수의 반을 돌아 출발 지점의 반대쪽 끝에 도착했다.
(몇 번 하더니 돌 던지기 실력이 늘었다.)
거의 한 바퀴를 다 돌아 초반에 놀았던 계곡이 멀리 보인다.
(19세기에 어떤 지주가 손님들의 산책을 위해 광부를 고용해 뚫었다고 한다.)
호수 산책 끝.
호수 산책을 끝내고 다시 Honister Pass를 지나 호텔로 돌아왔다.
이날 저녁은 호텔에 있는 또 다른 식당인 Falls Brasserie에서 먹었다. 제법 밝을 때 들어갔는데 맛있게 먹고 나오니 해가 지고 있었다.
7일차: 8/15(토)
Lake District에서의 마지막 Full day였다.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일어나서 Spa를 한 후 아침을 먹고, 이 날의 동선을 정했는데, England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Scafell Pike가 보이는 작은 마을인 Wasdale Head에 들렀다가 England에서 가장 깊은 호수라는 Wast Water에서 쉬다 오기로 했다.
Wasdale Head는 호텔에서 직선 거리로는 가까웠지만 산으로 막혀 길이 없어서 50 miles를 돌아 2시간을 운전해서 가야 했다.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길이 좁아져서 운전이 힘들었다. Scafell Pike를 오르려는 등산객들이 많았지만 우리는 사진 한 장 찍고 호수로 이동했다.
Wast Waster는 England 최대 수심 호수 답게 물이 검고 산세가 웅장했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평화로움도 있었다. 전 날의 Buttermere와는 달리 여기는 호수가를 산책하기가 어려워서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2시간 반 정도 놀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이 가파른 사면 위쪽의 암벽 Crag가 떨어져 아래쪽에 돌조각이 쌓인 Scree가 된다. 이
사면이 수면아래로 바닥까지 이어지는데, 최심부가 심지어 해수면 보다 더 낮다고 하니 굉장히 무거운 빙하가 가파르게 깎았던 것 같다.)
어떤 물고기의 치어인지 모르겠지만 애들 손에 잡혔다가 다시 호수로 돌아 갔다.
정리하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의 Cold Fell Road도 아주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였다. Navigation 따라 가다가 갈림길에서 말 안듣고 그냥 한번 빠져봤는데 예상치 못한 절경이 이어졌다. 높은 구릉 지대에 좁은 도로가 있고 오른 쪽은 Lake District의 바깥 부분 언덕이, 왼쪽은 넓은 들판과 멀리 Irish Sea가 보였다.
숙소에 돌아와서 여행의 마지막 저녁을 Mizu에서 먹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산과 호수와 들판의 잔상이 오래 남아 있었다.
8일차: 8/16(일)
여행의 마지막 날,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었다. 집까지 7시간 정도 잡아야 했기에 이 날은 별다른 활동 없이 아침 먹고 Check out해서 바로 집으로 출발했다.
(발코니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여행의 마지막 아침을 맞았다.)
(마지막 아침이라 평소와는 다르게 훈제 Haddock과 연어를 시켰다. 대구보다는 살이 단단하고 고등어 20% 정도가 섞인 듯한 맛이었다.)
6시간 50분 정도 걸려서 오후 5시 반경 집에 도착했다. 호수 사용이 아직 금지되어
있지만, 8일간 말라 있는 정원을 그대로 놔둘 수 없어서 몰래 물을 조금 주고, 만장일치로
정해진 메뉴인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7박 8일로 실제로 길기도 했지만 유난히 길게 느껴진 여행이었다. 영국 안팎으로 새롭게 가볼 곳이 또 많겠지만, Lake District는 한 번 쯤 더 갈 것 같다. (호수 명에는 관사를 안 쓰지만 여러 개가 모여있는 District 개념이라 “The” Lake District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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